처음 흘려 봤다가, 바로 다시 보게된 영화. 뮤지컬인지 판타지인지 코미디인지 종잡을 수 없었는데, 그냥 두 번째로 보다가 그만 제대로 빠져버렸습니다. 상실 이후에 찾아오는 진짜 자유, 그 이야기를 담은 영화 (2020, 오키타 슈이치 감독)입니다. 내면의 목소리가 보내는 신호어떤 신문 기사에서 이 영화를 꽤 거창하게 소개하길래 바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 장면부터 당황했습니다. 조용히 앉아 있던 70대 노부인 모모코 앞에 고향 사투리를 쓰는 낯선 남자 셋이 나타나고, 갑자기 그들의 연주에 맞춰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춤을 추기 시작하는 겁니다. "역시 마케팅에 낚였나" 싶어서 한동안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습니다.그런데 두 번째로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 세 남자는 모모코의 내면의 자아, 정확히 말하..
잔잔한 가족 드라마겠거니 하고 멍하니 보다가, 마지막 10분에서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2006년 일본 영화 는 '흔들리다'라는 제목처럼, 보고 난 뒤 한동안 제 안에서 무언가가 계속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바로 다시 봤고, 두 번째에서야 비로소 이 영화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된 작품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반전 구조일반적으로 반전 영화라고 하면 마지막에 '아, 그렇구나'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는 좀 다릅니다. 반전을 알고 나서 다시 보면 오히려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보입니다. 마치 처음 볼 때는 표면만 긁어낸 느낌이랄까요.영화의 반전 구조(narrative twist)는 단순히 결말에서 사실을 뒤집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반전 구조란 이야기의 전제 자체를 ..
이건 정말 예상 밖이었습니다. 포스터만 보고 그냥 화려한 일본 뮤지컬 영화겠거니 했는데, 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습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한 여성의 비극적 생애를 원색 세트와 노래로 포장한 작품입니다. 형식은 동화인데 내용은 지독해서, 그 간극이 오히려 더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비극적 연출처음 뮤지컬 시퀀스가 터졌을 때 저는 당황했습니다. 마츠코가 교사직을 잃고 집에서 쫓겨나는 장면인데, 갑자기 형광색 배경에 춤이 시작됩니다.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는데, 두 번째 노래가 나올 때쯤엔 무릎을 쳤습니다. 이 연출이 전략이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나카시마 데쓰야 감독은 이 영화에서 키치(Kitsch) 미학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키치란 본래 저급하거나 과잉된 감성을 의미..
솔직히 이 영화, 보기 시작했다가 10분 만에 멈췄습니다. 너무 정신없고, 너무 폭력적이었거든요. 그런데 결말이 궁금해서 다시 보았습니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2014년작 은 실종된 딸을 찾는 전직 형사 아버지의 이야기인데, 막상 보고 나면 딸 이야기보다 아버지 자신의 이야기였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보고 나서 한동안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카나코의 정체 영화를 보면서 계속 같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후지시마 카나코는 도대체 어떤 인간인가?제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카나코는 피해자처럼 보였습니다. 중학교 시절 친구 오가타가 괴롭힘 끝에 자살했고, 그 죽음을 혼자 끌어안으며 무너져가는 소녀처럼요. 실제로 담임교사 리에의 증언대로, 카나코는 오가타의 죽음 이후 결석이 잦아지고 안색도 나빠지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