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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에 관한 영화인 줄은 알았는데, 정말 다도만 하는 영화이다. 다도를 배우며 인생을 배우고, 다도를 통해 인생을 해석하게 되는 영화. 노리코와 사촌 미치코가 어머니의 권유로 다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알게 되는 많은 것들이 그려진다. 인생을 살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이 다 다도에 들어있다. 다도의 예법이 자세하게 나오기에 영화로 다도를 배워도 좋을 것 같다.

 

일일시호일 영화 (다도, 일일시호일, 힐링)
일일시호일 영화 (다도, 일일시호일, 힐링)

 

다도

실은 나도 다도에 관심이 많다. 한번 제대로 배워야지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결국은 배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차를 마시는 것은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다도에 관한 영화인 줄은 알았는데, 영화의 대부분이 차에 관한 내용이라서 약간 실망하기도 했다.

 

노리코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른다. 사촌인 미치코는 야무진 성격이다. 어머니의 권유로 둘은 다도를 배우게 된다. 다도를 배우면서 둘은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취직을 준비한다. 미치코는 계획대로 무역회사에 들어간다. 노리코는 취직 시험에서 떨어진다. 미치코는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았다.

 

노리코는 서른 살이 되었고, 오래 사귄 남자 친구의 배신을 결혼 2달 남겨놓고 알게 된다.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의 배신을 알게 되다니 충격이 컸을 것 같다. 노리코는 용서할 수가 없었다. 전철을 기다리다 주저앉아 엉엉 울고만다. 같은 여자로서 그 마음이 이해가 되어 나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노리코는 다도로 극복해 나간다. 다케다 선생님의 말도 위로가 되었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차를 만들고 예절을 배우고 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된다. 

 

내가 차를 좋아하게 된 것도 비슷하다. 거창한 다도는 아니지만 좋은 차를 준비해서, 차를 우리고, 천천히 차를 마시는 과정을 좋아한다. 지금은 커피 대신 매일 차를 마신다. 나에게도 차 마시는 시간이 편안하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일일시호일

노리코는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을 겪고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비 오는 날 다도를 하던 중 빗소리에 집중하다가 아버지를 소리쳐 부르고 고마웠다는 말을 여러 번 하면서 춤을 추듯 기쁘게 외치는 자기의 모습을 보게 된다. 눈을 뜨고 벽에 걸려있는 족자의 글귀, '빗소리를 듣는다'를 본다. 깨달음을 얻은 듯하다.

 

"비 오는 날은 비를 듣는다. 오감을 동원해 온몸으로 그 순간을 맛본다. 눈 오는 날은 눈을 보고, 여름에는 찌는 더위를,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그리고 다시 일일시호일, 매일이 좋은 날이란 그런 뜻이었구나, 하고 노리코는 말한다.

 

노리코는 다도를 통해서 삶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도를 배운 지 24년이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토요일에는 다도를 배우러 간다. 노리코는 타케시 선생님의 뒤를 이어 다도를 가르치게 되는 것 같다.

 

"세상에는 금방 알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 금방 알 수 있는 것은 지나가도록 두면 된다. 그러나 금방 알 수 없는 것은 오랜 세월을 거쳐 조금씩 깨달아 간다." 

 

세상을 살면서 조급해 하고 성내고 만족하지 못하고 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내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 흘러가는 대로 놔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우리는 어릴 때는 모르는 것이 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에는 어린 눈으로 보는 게 맞고 어른이 되면 어른답게 보는 게 맞다. 모두 저마다의 깨달음의 시기도 다르다. 마지막 장면에서 노리코는 얘기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나도 노리코 처럼 하고 싶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벚꽃을 바라보며, 눈이 오는 날에는 눈을 바라보며, 빗소리를 들으며,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예쁜 화과자를 먹으며. 나는 영화의 장면 장면이 좋았다. 잔잔하면서도 예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