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는 '어는 가족'을 흥미진진하게 봤다. 감동적이었다. 옳고 그름으로 본다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잘못 살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 편이었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들의 삶이 지속되기를 바랐다. 아빠, 엄마, 아키, 쇼타, 유리 그리고 할머니 모두가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다. 좀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서로를 챙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가족이란?
나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가? 가족이니 어쩔 수 없어서 참고, 가족이라서 차마 못 떠나고, 가족이라서 함부로 하고, 이 영화는 가족은 선택할 수 있고 함께 보낸 시간이 중요함을 알려준다. 혈연이 아니어도 서로를 보듬어주며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할머니는 매달 받는 연금이 있으나 외로운 상태였고, 엄마역의 노부요, 아빠역의 오사무, 집 나온 아키, 오사무가 구해준 아들 쇼타, 학대당한 어린 유리. 이들은 가족이다. 영화에서는 조금의 편견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 공평하게 잘 지낸다. 오사무, 노부요는 일을 하고, 아키도 유사 성행위 업소에서 일을 하고. 문제는 오사무가 쇼타를 데리고 도둑질을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보니 둘만이 아니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오사무와 쇼타의 도둑질로 시작된다. 오랫동안 해 온 듯 둘은 호흡이 척척 맞는다. 오는 길에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 유리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가족이 나눠 먹으려고 사온 다섯 개의 고로케를 한 개씩 3개나 유리에게 주었다. 그날 밤 데려다주려고 아이를 업고 나왔는데 집 앞에서 큰 소리로 싸우는 소리를 듣고 그냥 돌아온다.
모두 각자의 일을 하러 가고 쇼타는 유리를 데리고 다닌다. 여전히 좀도둑질은 계속한다. 유리에게 나중에 가르쳐주겠다고 한다. 쇼타는 유리와 같이 좀도둑질을 한다. 쇼타는 갈등하기 시작한다. 낚시 가게에서 오사무와 유리와 같이 도둑질을 하고 나와서, 유리는 방해가 되니 남자끼리 둘이서만 하자고 한다. 오사무는 유리도 뭔가를 해야지 이 집에 있는 것이 편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쇼타와 유리
이 집에 데려온 첫날 유리를 보니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화상자국도 있다. 학대가 의심되지만 그래도 집에 데려다주려고는 했었다. 2개월쯤 지나고 TV에 실종신고 뉴스가 나온다. 이제라도 집에 보내려 했지만 유리는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유리의 긴 머리를 자르고 이름을 바꾼다. 원래 이름은 쥬리였는데 이제는 '린'이 되었다.
난 여기서 유리가 집에 가지 않아도 되기에 안심하면서도 이 가족들의 이런 행동들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흥미로웠다. 일반적이지 않지만, 비난할 마음은 없다. 그냥 응원하고 싶었다.
유리는 노부요와 함께 목욕하며 자기와 비슷한 화상 자국을 발견한다. 서로의 흉터를 만지며 서로에게 위로를 받는다. 노부요는 말해준다.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사랑하면 이렇게 꼭 안아주는 것이라고. 엄마가 사랑하는 딸에게 해준 말이었다.
쇼타는 유리와 함께 자주 가는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훔쳐 나온다. 가게 할아버지는 쇼타를 부르고, 과자를 주면서 동생에게는 시키지 말라고 한다. 이 할아버지의 말에 나는 감동받았다. 그동안 쇼타의 도둑질을 다 알고 계셨는데 눈감아 주셨던 것이었다.
쇼타는 유리와 같이 다니지만, 유리에게 도둑질을 시키고 싶지 않다. 마트 앞에서 유리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혼자 마트에 들어간다. 그런데 유리가 들어오고 도둑질을 하려고 한다. 유리가 걸릴 상황임을 감지하고 쇼타는 소란하게 물건을 훔쳐 달아난다. 마트 직원이 쫓아오고 도망하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다.
진짜 가족
그렇게 이 가족의 상황이 드러나고 만다. 행복했던 해수욕장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할머니는 돌아가신다. 할머니는 이미 죽었고 연금을 받아야 하기에 죽음을 알릴 수 없었다. 집 내부에 땅을 파고 안장했다. 노부요는 자신을 괴롭히던 전남편을 죽였다. 정당방위로 판결이 났지만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모두 노부요가 했다고 한다. 땅을 파고 할머니를 묻고. 시체유기가 얼마나 무거운 죄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노부요는 답한다. '버린 게 아니다, 주운 것이다, 누군가 버린 것을 주운 것이다. 버린 사람은 따로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유괴가 아니라고 하지만, 노부요가 임신할 수 없어서 유괴했냐며 상처를 건드린다. 아이들은 노부요를 뭐라고 불렀냐고 묻는 질문에서 노부요는 울고 만다. 계속 눈물을 흘린다. 여기서 나도 울고 말았다. 노부요의 마음이 전해져 내 마음도 찢어졌다.
쇼타는 시설에 맡겨졌고 유리는 부모에게 돌아갔지만, 이것이 잘 된 것이 맞는가? 특히 유리의 방임은 여전한데 이대로 괜찮은가? 오사무와 노부요. 두 사람은 진짜 부모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런 모양으로 시작했지만, 그래도 진짜 가족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아이들도 그동안은 가족 구성원으로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잘 만들어진 진짜 가족이야기. 뉴스에서는 위장 가족이니, 유괴니 떠들어대지만, 난 이 가족이 맘에 들었다.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불안했지만, 유지되는 그동안은 응원했고 아이들도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옳고 그르고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쇼타 같은 버려진 아이가, 유리 같은 학대받는 아이가 함께했던 그 시간 동안은 행복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