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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랜만에 다시 봤다. 2003년도의 작품인데, 지금 다시 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주인공들도 여전히 멋있고 내용과 감정 전달도 여전히 좋았다. 역시 러브 스토리는 시대를 초월하는 건가? 나이를 먹고 다시 보게 되니,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그래서 좋은 작품은 두 번 세 번 보는 것인가 보다.

 

냉정과 열정 사이 (러브스토리, 두오모 성당, 첼로이중주)
냉정과 열정 사이 (러브스토리, 두오모 성당, 첼로이중주)

러브 스토리

준세이는 대학 시절 아오이에게 첫눈에 반한다.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이었지만, 아오이가 임신을 하고 그 과정에서 준세이의 아버지가 돈을 주며 유산과 헤어질 것을 요구한다. 준세이는 아버지의 일도 모르고, 아이가 자연 유산된 것도 모른채 오해하고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아오이는 10년 후 자기 생일에 두오모 성당 꼭대기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었는데, 둘은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다. 준세이는 성당에 오긴 했지만 만나게 될 줄 몰랐다고 하고, 아오이도 친구 만나러 왔다가 문득 생각나서 올라가 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오이는 봐둔 곳이 있다며 광장의 공연을 하는 곳으로 간다.

 

광장으로 가니 마침 대학시절 두 사람이 첫키스를 했을 때의 그 첼로 음악을 연주한다. 준세이는 놀라며 운명으로 느낀다. 둘은 키스를 하고 며칠을 함께 보낸다.

 

아오이는 같이 살고있는 남자 친구 마빈이 있었다. 아오이는 가야겠다고 떠나고, 준세이는 며칠 전 첼로 연주 했던 곳을 찾아가서, 아오이가 미리 그 곡을 부탁해 놨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준세이는 밀라노 역으로 향한다. 많은 인파 속에서 두 사람만 보이고 놀라고 미소 짓고 그렇게 끝난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두 사람이 너무 사랑하는데, 몇 번의 엇갈림이 있어서 안타까워하면서 숨 죽이고 보게 되었다. 2003년 영화니까 20년이 훌쩍 넘은 영화인데도 인물도, 배경도, 내용도 어느 것 하나 거슬리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피렌체와 밀라노의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나는 이 영화를 두 번째 봤는데,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많이 보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감정이 잘 보였고 예전에는 두 주인공에게만 집중해서 봤었던 것 같은데 주변인들의 감정도 보여서 좋았다. 특히 아오이랑 헤어진 후, 피렌체에서 만난 준세이의 여자친구 메이를 처음에는 요란하고 시끄러운 여자 친구로만 봤었다가 이번에 다시 보게 되었다.

 

준세이가 피렌체에서 일본으로 돌아올 때, 마메도 학업을 포기하고 따라왔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헌신하고 좋아했지만, 결국 일본에서 다시 피렌체로 갈 때 준세이는 말한다. 자기는 아오이만 사랑한다고.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아오이만 사랑할 거라고. 이게 몇 년을 사귄 여자 친구에게 할 소리인가! 준세이가 주인공이니까 봐주는 것이지 아니었으면 정말 나쁜 남자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그리고 일본에 있을 때 준세이 할아버지 병원에서 병실 밖에 있을 때, 거기서 준세이가 아버지에게 아오이에게 무슨 말을 했었냐며, 심하게 엎치락뒤치락했었을 때 매미는 슬픈 표정을 지었었다. 나는 그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마메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준세이가 많이 미웠다. 

 

 

첼로 이중주

결국 준세이와 아오이는 대학교 시절에 만나 사랑했었고, 10년 후 약속의 장소에서 재회하게 된다. 10년이면 잊을 법도 한데, 그리고 각자에게 연인도 있었는데, 결국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된다. 

 

진짜 사랑은 그런 것인가 보다.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 것. 나도 예전의 기억들을 떠올려 보는 시간이었다. 이 영화의 장면장면이 다 좋았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길, 그때 흘러나온 음악, 첫 키스의 첼로 연주.

 

20년 동안 사랑받는 작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 봐도 감동적인 냉정과 열정 사이. 이 영화 개봉 후에 피렌체, 밀라노 등 이탈리아 여행자가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사용된 음악도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나도 이번에는 시간을 내서 피렌체 여행을 하고 싶다. 두오모 성당에도 꼭 올라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