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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고 재미있는 영화다. 내용은 별것이 없는 듯 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 좋은 영화다.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거나 뭔가를 보고 싶은데 집중하고 싶지 않을 때 그냥 보고 있으면 편안해질 것이다. 내가 그랬다. 고양이를 빌려줄 생각을 하다니, 재밌는 설정이다. 같이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2년, 아직도 사요코는 마음의 구멍이 뚫려있다. 자기와 같은 마음의 구멍이 뚫려있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빌려준다.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고양이, 힐링, 관람평)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고양이, 힐링, 관람평)

 

고양이

설정부터가 재밌다. 어떻게 이런 것을 생각했는지 기발한 것 같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모두 외롭다. 항상은 아닐지라도 종종, 아님 가끔, 아님 어쩌다 한 번씩 외롭다. 그것이 문제가 되어 병원을 찾거나 나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가볍게 이 부분을 터치하면서도 재밌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용한 것이 고양이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고, 살아있는 동물을 돌보면서 본인도 힐링을 받게 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시간이 한정적이거나 키울 형편이 안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여기서는 빌려주기 때문에 언제든 돌려줄 수 있으니 마음의 부담이 적어서 쉽게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함부로 누구에게나 빌려주는 것도 아니다. 고양이를 잘 돌봐 줄 사람인지도 살펴보고 집에 가 보고 결정한다. 기한이 끝나거나 더 이상 돌볼 수 없게 되면 돌려주면 된다. 이렇게 쉽게 마음의 구멍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주인공 사요코도 같이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2년이 지났지만, 할머니가 그립고 외롭다. 어떤 일이지 할머니에게도 사요코에게도 고양이가 잘 따른다. 사요코가 어렸을 적엔 할머니가 고양이와 진짜로 대화가 가능한 줄 알았었다. 할머니가 없는 지금은 사요코가 고양이들과 얘기하며 지낸다.

 

힐링

처음 고양이를 빌려준 사람은 나이드신 할머니이다. 키우던 고양이도 죽고 얼마 전 할아버지도 돌아가셔서 외로운 상황이지만, 나이가 많으니 언제 죽음을 맞이할지 모른다는 부담감에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고 있었다. 때마침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반가워한다.

 

그곳에 간 고양이는 자기 집처럼 편안해했고, 키워왔던 고양이 사진도 액자에 넣어 탁자에 올려두고 있었다. 이 정도면 합격을 줄 수밖에 없다. 간단한 계약서를 쓴다. 빌리는 분의 이름, 빌려간 고양이 이름, 기한 이렇게 작성하면 된다. 

 

여전히 강둑길을 걸으며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를 외치고 있는데, 외로워 보이는 중년 남자를 발견한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서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집으로 돌아갈 날이 한 달 남은 상태였다. 얼마전 집에 갔을 때 곧 돌아온다는 말을 했더니 딸이 탐탁해하지 않았다. 아빠에게 냄새가 난다며. 그래서 외롭고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렇게 집을 방문하고 대화를 하고 고양이를 빌려준다. 한 달 뒤 중년남자의 전화를 받고 가보니, 한 달 동안 정이 들어서 헤어질 수가 없다며 입양하게 해달라고 한다. 고양이에게 직접 의견을 물어보고 입양을 해준다.

 

세 번째 만난 사람은 렌터카 회사 여직원이다. 너무 더워서 이열치열 하와이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렌터카 회사의 하와이 광고를 보고 무작정 들어갔다. 하와이 가는 추첨은 자동차를 빌린 사람만 가능하다고 해서 자동차를 빌린다. 그리고 추첨을 해보지만 꽝이었다. 

 

그래도 여직원과 대화하고 여직원의 점심인 도넛을 나눠 먹으며 그녀의 마음의 구멍을 발견하고 고양이를 빌려준다. 

 

관람평

오늘도 더위를 무릅쓰고 고양이를 싣고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를 외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중학교 동창 요시자와를 만나게 된다. 요시자와는 내일은 인도로 갈 거라며 여자 고양이를 빌려달라고 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거짓말을 잘했던 녀석이라서 무시하고 그냥 와버린다. 

 

집에 있는데 요시자와가 찾아왔다. 사요코는 보리차를 내주고, 요시자와는 여름엔 맥주라며 맥주를 사 온다. 사요코는 요시자와와 맥주를 마시며 중학교 시절의 얘기도 하고 고양이 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경찰이 찾아온다. 어제는 요시자와에게도 나름의 마음의 구멍을 메우는 시간이 필요했었던 것 같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잔잔하다. 큰 사건도 없다. 그러나 고양이를 빌려준다는 설정과, 작은 수레에 고양이를 싣고 메카폰을 들고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를 외치는 것 자체가 독특하고 재밌다. 더운 날씨에도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의 구멍을 메워주려고 외치고 다닌다.

 

사요코는 결혼을 하고 싶어 하지만 남자는 따르지 않고 고양이만 따라온다. 사요코는 글로 적어 벽에 붙여 시각화한다. 결혼을 하자, 얼굴은 보지 않는다, 나이는 위아래 15살까지. 난 이 영화가 재밌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미소 짓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끝나고 나서도 기분이 왠지 좋다.

 

기대 안 하고 그냥 받는데 뭔가 횡재를 한 기분이다. 이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