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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다. 평범한 삶에 감사함을 느끼게 만드는 아름다운 영화다. 주인공 야마다는 교도소 출소 후 작은 마을의 공동 주택 무코리타에 거주하게 된다. 불쑥 찾아와서 욕조를 빌려달라는 옆집 남자 시마다, 그의 친구 스님, 집주인 여자 미나미, 수산물 가공 공장의 사장님 등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서서히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이웃이 되어간다.

 

강변의 무코리타 (이웃, 무코리타 주민, 장례식)
강변의 무코리타 (이웃, 무코리타 주민, 장례식)


새로운 이웃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집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시마다가 그냥 두지를 않는다. 첫날부터 욕조를 빌려달라고 했으나 겨우 거절했다. 그러나 시마다는 더운 여름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으니 이러다 죽을 수도 있다며 자주 들러봐 준다. 그리고 자기가 직접 농사지은 오이며 토마토를 놓고 간다.

 

야마다가 늘어져 있다가 오이를 먹고 토마토를 먹으며 힘내는 모습이 여름 햇살처럼 아름답게 보였다. 이제 좀 친해졌다 싶었는지 시마다는 막 쳐들어와서 욕조를 사용하고 이제는 끼니때마다 밥도 같이 먹는다. 야마다는 사장님이 준 오징어 젓갈이 주된 반찬이고 시마다는 야채절임을 만들어 온다. 야마다는 특히 밥을 맛있게 잘 짓는다. 

 

작은 마을의 허름한 주거 공간이었지만 평화로웠다. 작은 텃밭에서 오이, 가지, 토마토를 기르고 야마다도 함께 농사를 도왔다. 근처의 강변에 버려진 가전제품 사이에서 선풍기를 하나 골라왔다. 그런대로 시원해 졌다.

 

집으로 아버지의 부고가 전해진다. 유골을 인수하러 갈까 말까 고민이다. 4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헤어져 그동안 연락이 없었나 보다. 시마다에게 말하니 그래도 유골을 인수해 와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찾으러 가서 직접 화장을 해준 담당자에게 아버지에 대해 듣게 된다. 혼자 계셔서 한참 뒤에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코리타 주민들

시마다는 아들이 있었다고 말하다가 멈추는 것을 보니, 그에게도 아픈 사연이 있나보다. 집주인 미나미는 5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고 한다. 또 가까이에 부자가 살고 있었다. 검정 양복을 입고 다니며 묘지석의 주문을 받으러 다닌다. 어린 아들과 둘이 같이 다니는데 벌이가 없어서인지 항상 먹는 이야기를 하며 상상으로 음식 먹는 모습이 나온다.

 

어느 날은 이 부자의 집에 고기 냄새가 나고, 냄새를 맡고 이웃 사람들이 모여든다. 야마다, 시마다, 미나미와 딸. 6개월 동안 집세도 못 냈는데 고기를 먹냐며 모두 즐겁게 전골을 나눠 먹는다. 

 

그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오랜만에 부잣집 사모님이 묘지석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가격이 200만 엔, 모두 놀란다. 그런데 그것이 사람의 묘지석이 아니고 애견의 묘지석이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함께 식사를 한다. 여기서 나는 조금 놀랐다. 야마다도 시마다처럼 점점 넉살이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형편은 좋지 않았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너무 예뻤다. 드러나지 않게 서로를 배려하고 챙겨주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야마다는 잠이 오지 않는 어느 날, 아버지가 남긴 휴대폰을 꺼내 열어본다. 유독 자주 걸었던 번호가 있어서 전화해 보니 '생명의 전화'라고 한다. 야마다는 아버지에 대해 생각한다. 자살이었을까? 고독사였을까? 다시 담당자에게 찾아가서 아버지에 대해 묻는다.

 

표정이 어땠느냐고 묻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서 발견되었기에 표정은 알 수 없었고 아버지가 살던 집에 데려가주었다. 아버지는 베란다에 식물도 기르고 깔끔한 생활을 하고 계셨다고 한다. 마시던 우유가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고 이야기해 준다. 야마다는 욕조에서 나오면 우유를 마시는 습관이 있다.


아버지의 장례식

아버지의 유골을 안치할 돈이 없다. 그냥 강에 버리려고도 해 봤지만, 유골을 그대로 버리면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빻아서 가루로 만들어 버리면 괜찮다고 한다. 어느 날 강가에서 유골을 빻고 있는데 미나미가 다가온다. 야마토는 자기의 이야기를 하면 울고 미나미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하자고 한다.

 

그렇게 동화 같이 경쾌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다.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에 맞춰 일렬로 강가를 걷는다. 야마다는 빌린 검정 양복을 입고 뼈가루를 뿌리고 시마다는 소쿠리를 두들기고 미나미도 아이들도 함께한다.

 

이 작은 마을의 풍경도, 소박한 내용도, 강변의 경치도, 허름한 무코리타의 주택도, 모든 게 다 좋았다. 큰 사건 없는 잔잔한 영화지만, 그렇게만 보기에는 마음에 남는 게 많았다. 잔잔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음에는 몽글몽글한 무엇이 올라오고 있었다. 너무 감동적으로 본 영화다.

 

그곳에 가보고 싶다. 가서 강변을 걷고, 공동 주택 무코리타에 들어가서 야마다처럼 선풍기를 틀고 누워있고 싶다. 그럼 아마도 시마다 같은 사람이 말을 걸어올 것 같다.